[스크랩] 커버읽기와 그림책 읽기
2010.05.02
커버읽기와 그림책 읽기
Alice was beginning to get very tired of sitting by her sister on the bank, and of having nothing to do: once or twice she had peeped into the book her sister was reading, but it had no pictures or conversations in it, "and what is the use of a book," thought Alice "without pictures or conversation?"
앨리스는 언니 옆에 앉아있는 것이 따분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할 일도 없었기 때문에, 한 두 번 언니가 읽고 있는 책을 훔쳐봤다. 그러나 그 책에는 그림도 대화도 없었다. “그림이나 대화가 없는 책을 무엇에 쓴담?” (출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어른이 보는 책 대부분은 텍스트로 이루어져 있다. 문학이나 소설을 제외하고는 대화도 그렇게 많지 않다. 그래서 그림책에 익숙해져 있는 어린이의 눈엔 따분하기만 하다. 눈길을 끄는 무엇가가 있다면, 따라서 토끼굴로 들어가고 싶을 정도가 되는 것이다.
그러나 어른들이 보는 책 중에도, 일부이긴 하지만, 아주 가끔 그림책처럼 재미있는 읽히는 커버도 있다. 커버는 책을 볼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부분이다. 텍스트로 되어있는 책이 유일하게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하다. 독자가 가장 먼저 보는 부분이지만, 책의 입장에서 보면, 콘텐츠라는 몸을 감싸는 가장 마지막에 덮어쓰는 옷과 같다. 책을 만드는 사람이라면, 독자들의 흥미를 유발하기 위해 커버를 만들기도 하겠지만, 무엇보다도 먼저 책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내용으로 만들 것이다.
모든 그림은 한눈에 들어오는 내용과 자세히 보았을 때 보이는 부분이 있다.
그림을 볼때는 집중력이 필요하다. 전체를 먼저보고, 부분을 세세히 관찰해야 한다.
아래그림은 A. S. Byatt의 책 Possession: A Romance 의 표지이다.
처음 표지를 보았을 때는 숲속에 한 남자가 쓰러져 있고, 지나가던 여자가 쳐다보는 그림으로 보였다. 이후에 몇 번을 보다가 하나씩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 것이 있었다.
여자가 양손으로 들고 있는 책이 들어왔다. 분명 여자는 숲길을 가면서 책을 읽었을 것이다. 그래서 남자를 못보고 지나쳤거나, 밟고 지나갔을 수도 있다. 그리고 나중에 남자의 신음소리를 듣고 뒤를 돌아보았을 것이다. 아니면 남자가 나무에 걸쳐누운 모습으로 보아, 여자가 모르고 걸어넘어가기에는 무리가 있다. 아마 옆으로 스쳐 지나가다가 뒤에 발견했을 수도 있다.
다음에 여자의 머리에 눈이 갔다. 메두사의 머리에 있던 뱀같기도 한 것이 머리를 덮고 있다. 그냥 머리 장식일 수도 있느나, 왠지 뱀의 꼬리가 보이는듯 하다.
주변의 꽃을 보니, 봄이라는 느낌도 든다. 그러나 두 사람의 옷차림이 봄이라고 보기에는 너무 침침하다. 좀 더 살펴봐야겠다.
쓰러져 있는 남자의 시선이 죽기 직전의 사람같은 느낌이 든다. 도적을 만난 것일까? 그렇다면, 신발과 옷가지를 모두 빼앗겼여야 하는데, 그렇지 않을걸보니, 다른 원인을 찾아야겠다.
두 사람을 대비시키는 한 가지는 바로 신발이다. 남자는 쓰러져 있지만, 신발을 제대로 신고 있다. 여자는 하얀 맨발로 길을 걸어가고 있었다. 두 사람의 신분차이를 나타내는 것잀도 있고 부의 차이를 보여주는 것일수도 있다.
그리고 바람이 불고 있다. 여자의 머리카락이 날리는 것처럼 보인다. 그리고 바람에 옷이 몸에 착 달라붙어 몸매가 드러나있다. 그리고 여자의 발 아래에 물웅덩이가 보인다. 비가 왔거나, 아니면 이곳에 호수나 저수지가 있다고 볼수도 있다. 그렇다면, 남자는 목이말라 쓰러져 있는 것이라고 보기는 힘들다.
본문으로 들어가기 전에 뒤표지나 저작권면을 보아야 한다. 보통 유명한 화가의 작품이라면, 뒤표지나 안에 판권면에 관련 정보가 들어 있는 경우가 있다. 뒤표지를 보니, 아래 정보가 나와있다.
Sir Edward Burne-Jones가 그린 “The Beguiling of Merlin"이다.
이제 표지의 제목을 알았다. “멀린의 간계”로 해석할수도 있고, “멀린 유혹하기”로도 번역할 수 있을것같다. 분명한 건, 누워있는 남자의 이름이 멀린이라는 것이다. 멀린이라면, 그 유명한 아더왕의 전설에 나오는 그 마법사일까? 그렇다면, 여자는 아더왕의 왕비가 될 기네비아(Guinevea)일지도....... 넘 생각이 많다.
제목을 알아도 아직 알아내야 할 것이 너무나 많다. 이런 경우에는 인터넷 검색을 통해 작품과 작품배경에 대한 것을 찾아 보는 것이 빠를수도 있다.
http://www.liverpoolmuseums.org.uk/ladylever/collections/merlin.asp
‘The Beguiling of Merlin’ 1872-7 Edward Burne-Jones (1833 – 1898)
Oil on canvas, 186 x 111cm
Accession Number LL3121
This story is taken from the Arthurian Legends, which were the artist’s favourite subjects. Merlin had fallen in love with Nimue (also called Nimiane, Vivian or Vivien). She profited from his infatuation by learning his skills in enchantment. Here she is shown sending Merlin into a deep sleep.
The intensity and close relationship between the two figures may be read as a reflection of the artist’s own private life. Burne-Jones had become infatuated with one of his admirers, Mary Zambaco (a member of the Ionides family who were important patrons of contemporary art in 19th century London) in the 1860s. They remained close during the early 1870s.
The long sinuous lines of Nimue’s figure and of the hawthorn trees behind still entrance the spectator, just as they entranced Merlin in the legend and contemporaries of Burne-Jones. The writer Oscar Wilde described the work as being ‘full of magic.’
An extended study of 'The Beguiling of Merlin' is also available online as part of our Artwork of the Month series.
내용을 읽어보니, “마법에 걸린 멀린”으로 해석해야 될듯. 대마법사 멀린이 니무(또는 비비안)이라는 여자에게 푹빠졌는데, 여자는 그 사랑을 이용하여 마법을 배우고, 그 마법으로 멀린을 깊은 잠에 빠뜨린다.
그러나 내용을 알았다 해도 아직 커버를 완전히 읽어낸 것은 아니다. 저자는 메시지나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 하나의 특정 언어를 선택한다. 저자가 사용하는 언어를 아는 것과, 그 의미를 아는 것은 별개의 일이다. 이제 커버에 있는 그림이 무엇인지 알았다면, 책의 내용과 어떻게 관련이 있는지를 알아야 한다.
이제부터 적극적인 글읽기(Active Reading)가 시작된다.
200페이지가 넘어가는데, 아직 커버와 내용의 연관성을 발견하지 못하고 있다.
R.H.A와 Christabel LaMotte의 길고 긴 서신왕래가 진행되고 있다. Ash가 보낸 서신이 분실되어 LaMotte가 망연자실하는 부분이 한번 나온다. 그리고 두 사람의 감정의 tussle.
10 Correspondence (pp.173-220)
11 Swammerdam-Poem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