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후기

학문의 즐거움-을 읽고

bitkhan 2008. 1. 13. 23:09

 

학문의 즐거움/히로나카 헤이스케/김영사

독서기간: 2008.1.13 하루에 완독, 2007.12.27 도친총무님에게 빌림

 

일요일 오후 반나절 시간을 투자해 읽었다. 예전엔 읽고 후엔 책을 다시 서가에 넣어두었지만, 오늘은 읽고 책과 함께 시간을 보냈다. 많은 부분 공감하였고, 일정부분은 동의하기 힘든 부분도 있었다. 저자는 자신이 수학자로서 성공한 것은 개인의 끈기와 노력이라는 2가지에 기초하고 있다고 한다.

 

과연 그럴까? 저자가 일본을 떠나 미국에 유학하지 않았다면, 이런 업적을 이룰 있었을까? 수학분야가 아니라면, 이런 끈기와 노력만으로 성공할 있을까? 요즘같이 변화가 빠른 세계에서 어찌보면, 저자의 삶이 정말 '특이' 것이 아닐까?

 

이책은 평범한 늦깍이 수학자가 수학상의 노벨상이라는 필드상을 받기까지의 과정을 자서전 형식으로 내려간 책이다. 저자는 우리가 책이나 미디어에서 보는 것처럼 천재로 태어나고 자란 사람이 아니다. 다만, 대학 3학년 , 수학자로서의 자신의 길을 정하고, 꾸준히 노력하여 성공한 사람이다우리는 평범한 사람이 비범한적을 이룬다는 사실에 익숙하지 않다. 언론은 속성상, 어떤 사람이 성공하게 되면,  이전까지의 평범했던 삶은 비범의 연속으로 포장하고 싶어한다. 책의 차별점은 바로 그런 익숙치 않은 평범함이 전체에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책을 읽어나가면서, '연금술사' 산티아고가 생각났다. 평범한 목동이었던 산티아고는 꿈을 가지고 여행을 떠나는 모든 과정을 통해 지혜를 배우고, 끈기와 노력으로 결국 그의 꿈을 이룬다. 책의 저자도 목동 산티아고처럼 지극히 평범한 능력을 가진 사람이다. Slow and steady wins the race. 결국 느려도 꾸준히 하는 사람이 인생의 경주에서 승리한다 (는 이야기는 우리처럼 바쁜 사회속에서 빨리 빨리 성공의 길을 가고 싶어하는 사람에게는 어찌보면 설득력이 떨어지는 주장일수도 있다). 그러나 성공의 진리는 어찌보면 그런 단순한 것이 아닐까? 우리는 너무 현란한 수식에 묻혀 정말 간단한 초식이 가진 기본의 힘을 너무 잊고사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본다.

 

 

저자가 말하는 성공비결

히로나카는 자신이 이룬 성공의 비결은 평범한 주위 사람들로부터의 배움, 그리고 끈질긴 노력에 의한 것이라고 말한다. 남이 시간 공부하여 습득한 것을 자신은 스무 시간을 공부해야 같은 것을 습득할 있었지만, 다른사람과 비교하여 이길 자신이 있는 것을 한가지 분야를 선택하였고, 그 가지 목표를 향해 꾸준히 노력하였다는 것이다. 그리고 노력의 결과로 저자는 하버드 대학의 교수가 됐고,  '특이점 해소'라는 어려운 수학문제를 풀어낸 업적으로 수학의 최고상인 필드상을 받게 되었다는 것이다.

 

사람은 배우는가?

인간의 두뇌는 과거에 일어난 일이나 얻은 지식을 어는 정도는 잊어버리게끔 되어 있다. 보다 정확하게 말하면, 인간의 두뇌는 과거에 습득한 것의 극히 일부밖에 기억해 내지 못하게 되어 있다. 그런데 사람은 고생해서 배우고, 지식을 얻으려고 하는가?

나는 '지혜' 얻기 위해서라고 말하고 싶다. 배워 나가는 과정에서 지혜라고 하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살아가는 있어 매우 중요한 것이 만들어진다는 생각한다.

지혜가 만들어 지는 , 배운 것을 잊어버린다는 것이 결코 손해만은 아니다.

 

 

P91

창조라는 것은 출발점에서는 모두 유치하다. 다시 말해서 창조의 원형은 아기와 같고 그것이 충분히 성장해야만 비로소 이용 가치가 밝혀지는 것이다….출발시점의 모습이 설령 갓난아이와 같이 유치하고 보잘 없더라도 도중에서 포기하지 말고 인내를 가지고 키워가야 한다. 무엇 때문인가? 아이를 키워 놓고서야 사회에 대한 아이의 가치를 있듯이 물건도 만들어 놓고 보지 않으면 실제 가치를 모르기 때문이다.

 

(저자는 자신의 논문이 심한 혹평을 받았지만, 논문을 쓰는 과정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고, 특히 글쓰는 법을 배워, 결국 수학상의 중요한 논문을 적게 되었다고 말하고 있다. 우리는 창조란 무에서 유를 만들어 내는 것이라고 알고 있지만, 저자의 주장대로, 유치할 수도 있는 작은 시작에서 세상을 바꾸는 업적이 만들어 진다고 수도 있지 않을까.)

 

P118

가설에 대해서는 서양 사람과 일본 사람의 사고방식이 상당히 다르다. 서양 사람은 먼저 가설을 세우고 나서 연역하는 방법으로 사고한다…. 가설을 세우는 일은 어떤 뜻에서는 용기를 필요로 한다….가설을 세워서 열심히 연구하는 사이에 생각하지도 않았던 발견이 생긴다. 따라서 나는 잘못된 가설일지라도 가설을 먼저 세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창조적인 일을 하려고 한다면 가설을 세워서 연역하는 사고방식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라.

 

위의 글을 보고, 요즘 보고 있는 미드(미국 드라마) 닥터 하우스(Dr. House) 생각났다. 진단의학이라는 분야를 다루는데, 복잡한 증상을 보이는 환자가 들어오면, 병의 원인을 밝혀내는 것이 팀의 업무이다. 닥터 하우스는 팀장으로 팀의 다른 의사들에게 끊임없이 질문하면서 문제를 풀어나간다. 이들이 문제는 푸는 방식은 병의 증상을 유발하는 원인에 대한 가설을 세우고, 가설에 기초하여 하나하나 실험을 해가면서 가설이 맞는지 틀리는지를 확인한다. 그리고 실험으로 입증된 가설에 따라 처방하여 환자의 생명을 구하게 된다. 여기서 느끼는 것은, 가설의 역할은 가설을 세우는 사람을 움직이는 힘이 된다는 것이다. 자신의 가설이 진실이라고 믿고 신념에 따라 움직이는 행동력. 그리고 실험을 통해 밝혀진 결과를 보고 자신의 가설을 폐기하거나, 새로 수립하는 사고의 유연성이 팀의 핵심역량이 되는 것이다.